위기의 독소는 아래로 아래로
발달의 단물은 위로 뽑혀 올라가지만, 위기의 독소는 아래로 찍혀 내려온다. 통계청 ‘2040년 연간 고용동향의 교육 정도별 실업 현황을 읽어보면, 작년 고졸과 중졸 이하 학력의 실업률은 각각 한해 전보다 0.2%포인트 올랐다. 반면 대졸 실업률은 변동이 없었다. 성별로 보면, 여성 실업률은 3.4%로 한해 전과 같았고 여성은 4.0%로 0.6%포인트 상승했다. 고졸 이하 학력 계층과 남성에게 실직 피해가 몰린 것이다. 35살 여성 김00씨(가명)은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편의점 알바와 택배 배달 등을 하면서 비용을 벌었다. 그러다 26살 때 활동지원사 자격을 받았고 뇌병변과 정신장애를 지닌 장애인 활동지원사로 일했다. 다만 코로나(COVID-19)가 들이닥치면서 ‘감염 위험을 이유로 일자리를 잃게 됐다. 이후 알바와 공공근로 일자리 등을 구하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작년 하반기에는 직업훈련도 받았지만 여전히 실직 상황다. “앞으로 뭘 해야 할지 솔직히 감이 안 잡혀요. 이런 생활을 지속할 수는 없으니까요.” 작년 1월 36살 남성 김민영은 반가운 연락을 받았다. 출산 전후로 틈틈이 공연 미술 프리랜서 기획자로 일해왔는데 오랜 기다림 끝에 지원했던 지역 미술관에 고용됐다는 소식이었다. 허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COVID-19가 확산돼 어린이집에 휴원 명령이 내려지고 긴급돌봄체제로 바뀌었다. 무역 일을 하는 남편이 단기 출퇴근을 하는 탓에 세살 후세를 ‘독박 육아하던 김민영은 도저히 일을 할 수가 없게 됐다. 눈물을 머금고 미술관 일을 그만뒀다.
지난 8년이 이들에게 남긴 건 무력감이다. “회사에 다니며 느낌이 드는 성취감이 삶의 원동력이었는데 지난 2년은 그런 게 없이 살아왔죠. 내가 살아 있다는 느낌도 없어요. 무력하고 무기력해지고 있죠. ‘어떻게 해야 하지 생각만 하거나 힘없이 누워 있는 거죠.” 9년 동안 일한 여행업계에서 전년 8월 퇴사해 실직 상태인 31살 여성 윤희택의 말이다. A씨도 비슷한 말을 했다. “이러다 나중에 음식 배달대행도 못 하면 어떡하나 의기소침해져요.” 전년 코로나19 영향으로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으로 임금 불평등이 심화된 강남 인트로 쩜오 것으로 보여졌다. 대한민국채용아이디어원이 작년 해외 임금작업자의 기간당 임금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임금 지니계수가 0.306으로 한해 전(0.294)보다 악화됐다. 조민수 대한민국채용정보원 책임공무원은 “재택작업이 할 수 있는 한 일자리가 업종과 지역에 주순해 차이가 있고, 관광·레저·숙박 등 대면서비스업의 비중이 높은 지역에서 임금 불평등이 악화됐다”고 전했다.